“Book Descriptions: 결혼, 사랑, 이 모든 것이 가문에 의해 통제되는 삶을 살던 칼라일은, 어느 날 심리적 불감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오메가와 아닌 상대와 새로운 섹스를 해보라는 주치의의 제안에 따라, 칼라일은 동생의 연인으로부터 애쉬 존스라는 인기 많은 알파를 소개 받는다. 그리고 놀랍게도, 칼라일은 애쉬와 육 년 전 새해 전야에 키스를 한 적이 있었다.
‘닉의 부탁이니 특별히 도와드리는 겁니다. 불필요한 감정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당신 같은 사람, 좋아할 리 없으니까.’
그러나 애쉬는 칼라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애쉬는 아직도 잊지 못한 사람이 있다. 소개받은 자리에서 애쉬를 화나게 만든 칼라일은, 그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애쉬에게 점점 마음을 주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제 첫 사랑을 고백하자 결심하는데....
데이트를 하는 상대에게나 할 법한 행동을, 그런 식으로는 얽힐 수 없는 사람과 한다는 것은…… 대체 무슨 관계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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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피하지 말아 줘요.”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애쉬가 말했다. “칼라일이 그러면…… 속상하니까.” 속에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났다. 애쉬의 저의를 알 수가 없었다. 스쳤던 과거를 기억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부탁에 의해 본인을 상대하는 것에 불과한데, 남자는 마치 좋아하는 상대를 대하는 것처럼 칼라일을 취급한다. 그렇지 않은 걸 아는데도. 애쉬는 니콜라스 화이트를 사랑한다. 칼라일에게는 여전히 좋은 감정을 지니고 있지 않을 것이다. 묻지 않으려고 했던 의문이 결국 튀어나왔다. “맞아요. 칼라일과는 앞으로 몇 번만 만나면 끝일 거예요.” 다정하지만 확실한 어조였다. 갈비뼈 가운데가 찌르르 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칼라일이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지금 제가 만나는 사람은 칼라일뿐이고.” 손등을 문지르던 손이 깍지를 다시 꼈다. “적어도 그 순간 동안에는 제 섹스 파트너에게 잘해 주고 싶어요.” 섹스 파트너. 칼라일은 애쉬가 정의한 그들의 관계를 되뇌었다. 맞는 말임이 분명한데, 어쩐지……마음이 아파 왔다.” DR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