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님의 말씀을 거역하면 [Gongjag-nim-eui Malsseum-eul Geoyeoghamyeon] (Disobey the Duke if you dare [No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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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 Romance Machine K |
청혼서를 보내온 남자는 잔혹하기로 악명높은 블라디미르 드 윈터 공작. 자신의 혈통 때문에 스스로를 경멸하며 지나치게 통제욕이 강하지만 자기 소유의 사람을 끝까지 품는 남자.
몸은 어른이 되었으나 끝내 자라지 못한 가엾은 아이를 품고 있는 두 남녀.
다소 도발적이고 매혹적인 어른의 여정이 펼쳐진다.
* * *
“죄라…. 그건 당신이 아닌 내게 어울리는 단어입니다.”
악마같이 매혹적인 중저음이 귓가에 울렸다. 동굴에서 흘러나오는 듯 무겁고 깊은 목소리였다.
목소리가 분노를 참는 듯 낮게 끓어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릴리에에게 그런 걸 눈치챌 정신은 없었다.
애초에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조차 오늘이 처음이었다.
“말해 보십시오. 우리의 결혼식 날인 오늘까지도 이렇게 상복을 입고 간절히 애도하던 사람이 누구인지를.”
릴리에는 목부터 발끝까지를 꼼꼼하게 가린 검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불편할 정도로 빳빳하고 광택이 없는 원단에, 일말의 장식 하나 없었다. 아무리 상복이라고는 해도 정숙함이 지나칠 정도였다.
“전쟁터에서 죽은 첫 남편? 아니면, 병사한 두 번째 남편입니까?”
“그런 게 아니에요. 정말…. 흣!”
절망스러울 정도로 무자비한 손길이 검은 드레스 사이를 파고들었다. 릴리에는 거침없이 원단이 구겨지는 소리가 마치 자신의 비명 같았다.
허벅지 안쪽을 훑어 올리는 손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녀는 명백히 알고 있었다. 긴장감과 두려움이 뱃속을 옥죄었다.
공작은 머리를 누르던 손으로 더욱 우악스럽게 그녀의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머리칼을 잡힌 채 고개를 들자 벽에 세워진 성물과 조각상이 보여 죄악감이 일었다. 눈을 질끈 감는 릴리에에게 그의 목소리가 형벌처럼 다시 한번 파고들었다.
“아니면 세 번째 남편인, 나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습니까?”
블라디미르 드 윈터 공작. 그는 오늘로써 릴리에의 세 번째 남편이 될 사람이었다. 그리고 원래대로라면 그들은 이 장소에서 지금 결혼식을 치르고 있어야 했다.
릴리에는 그의 말에 대답할 수 없었다. 그의 손가락이 다리 사이의 깊은 곳에 파고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동작은 그녀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었다. 그의 두껍고 단단한 손가락이 살결을 활짝 벌리고는 그 사이에 감춰져 있던 음핵을 가볍게 훑었다.
충격적인 동작에 릴리에의 몸이 벼락을 맞은 사람처럼 굳어졌다.”